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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증구포 뽕잎차/초중스님의 뽕잎차 이야기

기다릴줄 아는 여유로 건강차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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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선방을 다니던 중 해제기간 동안만 금강선원에서 지낸 이후, 처음으로 3년간 4계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언제나 선방을 오가며 공부하던 내가 3년 수행기간을 가진 데는 불사를 위한 원과 함께 건강문제도 있었다.

지리산의 쌍계사 선원에서 공부하던 중 지리산 종주를 했었다. 몸과 정신의 한계를 보고 싶었기에 법계사에서 시작된 종주는 천왕봉과 노고단으로 이어졌다. 지리산 종주 후 병원을 가니 정진하느라 무리한 것 같다며 휴식을 권했다.

그 후 불사의 원과 건강문제로 통도사 극락암선원에서 동안거 해제를 마친 그해 4월15일 하안거 입제일부터 금강선원터에서 3년 수행정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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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잎차에 대한 본격적인 공부도 시작했다. 우연히 인연 닿았던 뽕잎차를 직접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다. 그간 선방을 다니며 몸이 안 좋아 지고 속이 냉하고 당뇨 있던 내게 뽕잎차는 최고의 차였다.

3년을 수행하며 뽕잎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던 중 구증구포라는 방법을 알았다. 뽕잎을 쪄서 말리고 또 찌고 말리고를 아홉 번. 비린 맛을 없애고 약성분을 살리는 이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선방을 다닐 때에도 혼자 뽕잎차를 만들어 마셨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자 배울 것이 너무 많았다. 구증구포라는 방법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 지금 금강선원에서 제다한 뽕잎차가 됐다. 비리고 강하던 맛도 구증구포 과정을 거치면서 그 맛이 순화되고 흡수가 잘 되는 성분으로 바뀌어어 하나의 건강차로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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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잎을 따서 씻고 썰어서 찌고 말리는 아홉 번의 과정 이후 전통 방법인 덖음으로 차를 마무리하는 과정을 통해 기다림을 배웠다. 한번 만드는데 한달 여 시간이 걸리는 이 차는 ‘기다림의 미덕’을 알게 한다. 기다릴 줄 아는 여유만 있다면 훨씬 좋은 차를 만날 수 있으니 조급하게만 살아가는 오늘의 사람들에게 이 차 한잔을 선물하고 싶은 것도 이런 기다림의 미덕을 알리고 싶어서 아니였을까.

처음 뽕잎차를 만들었을 때는 그저 즐겨마실 차를 손수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다. 사서 마신 뽕잎차들이 비리거나 그 맛이 강한 경우가 많아 내 입에 맞는 차를 만들기 위해 만들다 보니 오늘의 뽕잎차가 만들어진 것이다.

만든 차를 신도들에게 내어 놓고 함께 마시다 보니 찾는 이들이 하나 둘 늘었다. 다른 절 스님들 부탁으로 여러 통 만들어 주고 남은 것은 금강선원 카페에 올렸다. 신도와 도반 스님들에게 만들어 나눈 것을 시작으로 했기에, 실제 포장해서 뽕잎차를 만든 것도 작년부터였다.

카페에 올린 뽕잎차가 금방 팔리고 더 만들어 달라는 이들이 늘었다. 그렇게 한통, 한통 만들다 보니 “스님, 뽕잎차 마시고 살 빠졌어요”, “당뇨가 많이 좋아졌어요”라는 말이 들려왔다.  055)931-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