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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증구포 뽕잎차/초중스님의 뽕잎차 이야기

선원불사의 원을 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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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을 다니며 공부하며 뽕잎차를 만들다가 참선에 대해 생각했다. 참선하며 일상생활 모든 것이 선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농사도, 생활도 무엇 하나 공부 아닌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잠산 아래 좋은 터에 스님들이 정진할 선원을 만들고자 원을 세우고 3년을 꼬박 수행하며 도량 불사를 위해 수행 정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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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합천 이씨 문중터로 절터 확보가 어렵던 땅을 건물을 포함해 어렵게 확보했다. 조계종 종단 등록을 마치고 제15교구 통도사 말사로 등록했다. 하지만 터도 좁았고, 건물은 손볼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3년 동안 신도들과 함께 법당을 손보며, 잠실로 사용됐던 3개 건물 중 한 동을 황토방으로 만들었다. 건물 두 동은 템플스테이와 휴양․공부할 수 있는 요사채로 만들었다. 주변에 토질 좋은 황토를 가져오고 대나무도 직접 구해다 천정에 얹고 황토도 직접 발랐다. 무엇하나 손이 안가는 곳이 없다. 그때부터 신도들에게 “스님 목수 하셔도 되겠소”라는 우스갯소리를 듣게 됐다.

3년이 지나니 집 짓는 것도 혼자 할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작은 도량이지만 오는 분들이 좀 더 편히 쉬어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황토방을 만들었다. 신도들도 황토가 몸에 좋다며자주 와 쉬어가느라 작은 도량이 북적였다.

신도들이 늘 머문 것이 아니라 비어 있을 경우가 많았다. 그 사이 네이버의 금강선원 카페에 황토방 사진을 자주 올리면서 휴양과 공부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찾는 이들이 늘었다. 주변 경관이나 황토방이라는 점에서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연락이 늘기 시작하더니 휴양을 원하는 이들도 찾았다. 그러다 보니 방도 늘고 스님 일도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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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일할 사람같이 안 생겼는데 일하는 것 보면 신기하네요.” 반 목수가 된 모습에 주변에서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처음부터 일할 사람이 따로 정해졌습니까?”라고 웃으며 말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수행을 하면서 지금 이 자리에서 마음자리를 챙기는 마음으로 주어지는 경계와 하나된 마음으로 일하다보니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현실에 충실하면 된다. 지금 이 순간 다가온 인연과 경계의 자리에서 마음자리 깨달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 일에 치중하다 보니 신도들에 의지해 유지되는 여느 사찰과는 다르게 금강선원은 전통 선가처럼 자급자족의 형태가 됐다. 풀 베고 고구마 수확하는 일 하는 스님이기에 가능한 일 아니었을까? 055)931-9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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